찬란했던 엄마의 학창 시절
엄마의 학창 시절은 어땠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나? 가끔 엄마의 학창 시절 사진을 보며 그 시절의 풋풋함과 이쁜 모습을 발견한 적이 한 번쯤은 있지 않나. 영화 '써니'는 엄마의 그 시절을 추억해 보는 그런 영화다. 영화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벌교 소녀 나미가 서울로 이사와 학교로 전학을 오며 시작된다.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 하지만 얼떨결에 사투리가 나오고, 상미 패거리의 놀림감이 되며 그들에게 안 좋은 일을 당하려던 찰나 '써니'의 리더인 춘화가 나타나 나미를 구해준다. 그렇게 어울리다 '써니'의 멤버가 된 나미. 하지만 , '써니'의 멤버 수지는 나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수지와 나미는 갈등을 겪지만, 나미는 수지와 친해지려 하고 그렇게 나미의 진심을 알게 되는 수지는 나미에게 마음을 연다. 학교 축제날. 사고 치고 학교를 떠났던 상미가 돌아와 난동을 부리고 결국 큰 사고가 터지고 '써니'는 기억 속에 사라진다.
중년의 엄마가 된 나미
중년의 엄마가 된 나미. 바쁜 남편에 무뚝뚝한 딸. 무료한 일상에서 어느 날, '써니' 리더였던 춘화를 만나고 그 일을 계기로멤버들을 찾는 이야기로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한다. 이런 영화의 스토리가 엄마들에게 현재와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게 만든 건 아닐까? '써니'는 너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영화 장르가 있고,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엄마들의 이야기. 엄마들의 학창 시절과 현재의 이야기를 교차해 가며 이야기하는 영화는 없었다. 그 시절 엄마들은 가정에 헌신했고, 사회에서 능력도 있었지만 집안일로 경력단절 된 엄마가 많았다. 그런 생각을 평소에 하며 살았는데, 이렇게 엄마들의 빛나던 학창 시절을 간접적으로 보고, 또 엄마들의 고민과 기쁨이 뭔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너무 좋았다. 엄마들만큼 영화를 본 관객들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봤을 것이다.
엄마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뻔하지 않은 엄마의 이야기
왕년에 잘 나가던 스타들도 나이를 먹고 배역 고민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도 여배우고 현재도 여배우이지만, 50살 정도가 되면, 소위 중년 여배우가 되면 맡을 수 있는 배역이 한정적이라고 한다. 엄마 더 나이가 들면 할머니 배역만 맡는다고 했다. 여성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가 많이 만들어지기도 힘든 구조이고, 그런 고정관념과 관행이 여배우들의 연기에 폭을 좁게 만드는 거 같기도 하다. 그런 점에 있어서 '써니'는 엄마에 관한 이야기지만 뻔하지 않은 엄마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였다. 엄마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엄마나 관객이나 많이 없었을 것이다. 그전에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었고, 엄마는 그런 삶의 이야기를 자기들만 가지고 살았을 것이며, 관객들은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게 영화'써니'다
'과속스캔들' , '써니' 같은 감독 영화라고?
800만 관객의 '과속스캔들',700만 관객의 '써니' 모두 강형철 감독의 작품이다. 이 두 작품으로 흥행감독으로 불리게 된다. 한물간 가수에게 나타난 속도위반으로 낳은 딸과 딸이 속도위반해 낳은 손자가 나타나 동거하게 되는 이야기. 찬란했지만 지금은 따분한 일상의 연속인 가정주부 나미가, 고등학교 때 리더 춘화를 만나 친구들을 찾으며 추억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간단한 스토리라인만 보고도 흥미가 느껴지지 않나? 강형철 감독이 다 각본을 쓴 영화이다. 두 영화 다 매우 유쾌한 코미디 영화이고, 영상미도 좋다. 또한 기발한 웃음 포인트가 많다.
많이 유명한 배우는 없지만 유명한 영화가 되었다.]
사실 '과속스캔들'이나 '써니'에 나오는 배우 중에 엄청난 스타 배우는 없었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로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그 후엔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없었다. 박보영은 '과속스캔들'에서 신인이었고, 왕석현 아역으로 연기를 잘했지만 아역 신인배우였다.'써니'에선 유호정은 과거에 작품에도 많이 나오고 연기도 잘했지만, 결혼하고 작품을 하지 않고, 개봉 당시 관객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들은 대박을 터트렸다.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의 힘도 중요하지만 스토리가 좋다면 영화가 흥행할 수 있다는 성공사례를 보여줬다.'과속스캔들' 신드롬이 불었고, '써니'도 한동안 많은 곳에서 언급되고 패러디도 되었다.'써니'에서 학창 시절 배역을 맡았던 배우들도 이제는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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